2019년이면 구작인지 아닌지 모르겠네
이야기 자체는 재밌어서 정신없이 빠져서 시간 모르는 줄 봤다
더 자세하고 길었으면 좋았을텐데 짧은 이야기가 이어진 것 같고 완결이 안난 듯 해서 아쉬움 너무 취향이라 30권이라도 읽었을듯ㅋㅋ
이정도면 인생작이지만 몇 가지 불쾌한 점들이 아쉽게도 걸림
그 ㅂㅎ였던 부분에 대해.
1. 차원을 몇 번 이동하는데
죄다 뭐 새파랗게 어린 여자한테 말이 끊겨서 얼굴이 붉어졌다느니
하는 류의 심리 묘사가 해도 너무 많이 나옴
체구 작은, 어린, 여자는 뭔가에 이기면 안되거나 이기는 상황이 특이하다는 식으로 표현됨
그게 뭐가 특이하고 뭐가 안 됨? 진짜 가치관 이상하네
여러 군데 나다니면서 몇 군데 정도 그런 세계관이 있을 수는 있는데 죄다 그러는 건 무슨 이유?
ㅈ달리고 나이 처먹은 게 무슨 벼슬도 아니고 오히려 더 가치 없는 거 아님?
2. 성녀 마녀 나오는 것도 솔직히 별로
동양 문화권에서까지 마녀다 하면서 사람들 발악하는 거 보면서 어처구니가 없었음
3. 그리고 어느 곳을 여행하든 대부분의 주민은 남자임
여자 다 어디 갔지? 혹시 여자 성비가 막 10퍼센트 이런건가?
나오는 역할은 여관 주인, 꽃파는 소녀, 귀족집에서 일하는 하녀, 범죄 피해자 등인데 아주 가끔씩 등장함
몇 번 안나오지만 북쪽 차기 영주가 예외적으로 다른 직업
배를 타든, 상점에 들어가든, 은행에 가든, 귀족에게 불려가든, 마차를 타든, 노숙중에 누굴 만나든, 여관 투숙객들도, 어딜가든 남자만 바글바글
은행 갔을 때 여자 직원 한번 나왔는데 그 때 묘사가 '드물게도 여자였다'고 나옴
4. 첨엔 별 생각 없었는데 복합적으로 많이 나오다보니 여주가 존대 따박따박 쓰는 것까지 나중엔 거슬리더라
작중에서 초면에 말놓는 꼬추ㅅㄲ들 극혐
특히 하오체
왜 여주는 말 안 놓는지 모르겠네
모르드레드라는 놈한테도 중간까지 존대썼지ㅋㅋ 그 때도 속터졌는데
여주판이면 다 괜찮을 줄 알았는데
읽다보니 성차별적 시선과 묘사가 냄새나는 은행 열매처럼 작지만 꾸준히 밟혀가지고 읽으면서 종종 인내심이 필요했다
심지어 이런 요소가 심지어 개연성까지 더 떨어뜨림
가는 차원마다 다 이러는 게 이상하게 느껴지니까
이런 것만 없었으면 후유증 쩌는 완벽한 소설이었을텐데
그거랑 별개로 다 읽고 난 짧은 감상은
언젠가 우리 삶이 끝난다는 것은 정말로 축복이라는 것
그걸 되새김
초반부에는 여주 성격 너무 답답해서 그만 읽을까 여러 번 생각했음
특히 위급 상황에서 사람죽이거나 해치는 거 무서워하는 게 너무 답답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라 안죽이면 내가 죽거나 동료가 죽는 상황이라던가 하는데 극단적 상황인데 도덕적 잣대 스스로에게 들이대면서 망설이는 거 아;; 빡침
그거 죽이고 죄책감 느끼는 것도 노이해
사람을 죽이면 원래 자리로 돌아가 평범한 자기 자신이 못 될 게 뭐가 있지
아무나 막 죽인 것도 아니고 생존을 위한 일이었는데
그냥 그 정도로 강하고 단단한 사람이어서 뿌듯해할 생각은 없나?
다행히 뒤에 여주가 적당히 협박하고 말이 안통하는 악인은 그냥 제거해버리는 성격으로 변해서 체한 거 내려감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트리거와 오리 쿠션이었다
보드라운 털로 덮인 따끈따끈한 짐승이면 호감부터 생기는듯ㅋㅋㅋ
그래서 트리거와 마지막으로 헤어졌을 때, 꼭 끌어안고 자던 장면이 생각나서 펑펑 울었다
들판의 다른 동물 구하려고 가람 끌어올리던 사슬 놔버린 것도 너무 트리거 다워서 뭐라고 말 얹을 수도 없이 그냥 슬프기만 해
비슷한 차원에서 또다른 가람이 패스파인더가 되어 첫 차원이동했을 때 그냥 식량으로 보고 잡아먹었던 것도 트리거일텐데
그렇게 치면 가람한테 호의적이었던 그 트리거는 정말 우연에 우연히 겹친 소중한 인연이었을텐데ㅠㅠ
나중에 야수 들판이 다 인간한테 점령되었다 나오고 트리거 행방은 안 나오지 하... 이거 쓰면서 눈물 나려고 한다
근데 마지막에 늙은 뮐러 찾아갔을 때, 왜 웨이크와 밀러가 아직 젋었을 때는 굳이 안 찾아간 건지 이유를 들었는데도 납득이 안감
그들이 가람만큼 외롭지 않기 때문에???? 왜 꼭 그들이 외로워야 찾아가는 거야? 고독한게 죄도 아니고 무슨 수준 맞추기야 그게
고독한 가람이 서로를 의지해 살던 그들에게 껴서 덜 외로워지면 되잖아? 그들도 여행을 더 하고 싶었는데 가람이 일방적으로 그만하자 했었던 것이고? 계속 여행하자고 찾아가도 환영할지도 모르고, 혹시 웨이크가 전사하는 것도 막아줬을지도 모르는데.
괜히 자격지심 느껴져서 비슷하게 외로워진 상태의 사람만 찾아가고 싶은 거야? 이것도 너무나 답답하다
보니까 이전 시간대의 차원도 찾아갈 수 있는 것 같던데 빨리 정신 차리고 웨이크, 뮐러 둘다 젊은 차원으로 찾아가서 중간에 끊겼던 여행이나 재개했으면 좋겠다 그들이 소중하면 같이 여행해주면서 세상을 많이 구경시켜주면 되잖아...
남이 보면 아무 이유 아닌데 꼭 멍청하게 혼자 속으로 걸리는 게 있어서 요상한 행동을 하면서 스스로를 더 힘들게 하는 성향이 초반에도 있는데 후반에도 사라지질 않네
정 모두가 떠나가고 자기가 패스파인더라 외로우면 정말 마음에 드는 반려 한 명을 찾아서 수명을 늘려서 같이 영원히 살면 될 텐데? 그것도 다 가능하자너
다른 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한 명은 영생인데 다른 한명은 수명이 짧고 늘릴 방법이 없어 비극인 것도 아니고
무한한 차원을 탐험할 수 있고 무한한 시간 동안 무한한 검색을 통해 그 한 명을 찾으면 뚝딱 수명 늘려서 같이 살 수 있는데?
상상한 대부분의 능력을 얻게 해주는 것이 패스인데, 펼칠 수 있는 가능성에 비해서 정신이 나약해서 그 장점을 많이 놓치는듯
(물론 모르드레드보단 낫긴 해 얘는 과거보니 불쌍하다가도 멍청해서 안불쌍함)
초반에는 집에 가겠다는 답답한 강박(심지어 시간 제한 있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미련하게 굴 일임?) 때문에 뭘 못하고, 그래서 능력을 구입하지 않고 모으기만 하니 오히려 패스 모으는 속도도 느리고 위험성이 올라가고, 능력을 사지 않으니 모르드레드 때문에 두 사람과 말이 죽임 당하게 두고, 그래 놓고 끝없는 삽질을 하고, 능력이 있었다면 야수들판도 지키고 트리거도 지킬 수 있었을지 모르는데 그 기회도 그냥 날리고
어떤 장소나 사람한테 결계 치는 능력이라도 하나 사지 그랬냐
아니면 공중 부양 능력이라도 사서 사슬에 매달리지 말고 그냥 올라오지 그랬어
첫 차원에서의 일은 멍청하게 집에 가야겠다는 생각 밖에 못하는 주인공 탓에 반은 망친 것 같음
또 처음 간 도시에서 '치안이 좋은 곳에서 자랐기 때문에 이 도시의 치안이 좋지 못할 것이라 상상하지 못함' 이 부분 어이없음
모르드레드에게 속은 것까지는 솔직히 그럴 듯 한데
그 뒤에 안전불감증인 것, 수도 가서 떡하니 호위로 두 노예를 데려간 건데 두 명을 떼 놓고 산책을 가.............?
큰 재물을 가지고 있으면 사람 죽이고 뺏어가는 세계관인 거 몸소 경험해놓고 은행에서 거금 찾은 다음 길거리에 혼자 앉아 빵을 처먹어?
악인에게 사람이 죽기 전에 구해야 하는 중요한 상황에서 고작 '내 자리로 돌아갔을 때 내가 더 이상 같은 사람이지 못한다'는 도덕심 비스무리한 망설임으로 못 죽이는 거, 그래서 함께 하던 사람 결국 죽는 거 혈압이고
그러면서 지하감옥에서 범죄자 풀어줘서 피해자 죽게했을 때 갑자기 자기 합리화하는 건 심히 역겹더라
왜 자기 행동에 대해 책임을 안 져? 너 때문에 피해자는 한번 더 잔인하게 당하고 죽었는데? 그것은 후회 목록에 들어가지조차 않는 게 신기함
여러가지로 가람이 가진 최대 제약은 이상한 강박과 자기 연민인듯 패스파인더로써의 장점은 한 3퍼센트 정도 쓰면서 단점은 한 90퍼센트 음미하는 게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