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새로운 곳에 가
오 안녕~ 너 sns 이거 있어? 어어 없어? 하나 만들어서 가입해 친추해~
그러면 으어어 하다가 앱깔고 가입하고 친추를 하게 된다.
그렇게 누군가와 연락처를 주고 받기 위한 수단으로 sns를 시작한다
전화번호부 용도처럼 느껴지는 시작이야
친추를 해놓으면 남의 글이 보임 근데 1도 관심이 안가
앱에 접속했을 때 남의 일상으로 내가 보는 페이지가 폭격 당해있어서 기분이 묘함
그에 비해 왠지 내 페이지는 휑한 것 같아서 대충 글을 끄적여 보지만
누군가 반응하는 순간 부담스럽고 어색하기만 해
그러다가 어느 날 sns를 잘하는 방법이라는 수많은 노하우글 같은 걸 발견함
오오.. 하면서 이것만 따라하면 능숙해질 거라는 환상에
시킨대로 그럴듯한 사진과 태그를 달아 봐
그런데 그걸 꾸준히 못하고
날잡아서 몇십개를 올림 성격 급해서 오늘 올릴 수 있는 것을 내일로 미루지 못한다
그 후 내 페이지에도 포스팅이 많이 생겼네 ㅎㅎ 만족하면서 이제 한동안 접속을 안함
다른 사람 팔로우 잘 안 함
그냥 관심가면 팔로우 하고 관심이 안가면 팔로우 안하는데 당연히 품앗이도 불가함
관심이 안가면 팔로우하기 싫으니까.
특히 제일 재미없어하는 것이 남의 '일상'인데 실제 지인이라 맞팔을 해놓고 끊을 수가 없다면 매우 괴로워짐 관심없는데 자꾸 뜨고 그걸 넘기는 손가락 에너지가 자꾸 소모돼...
도저히 이 팔로우, 구독 시스템에 익숙해질 수가 없어 아악 난 이 시대에 정녕 적응하지 못하는 타입인가?
그나마 꾸준히 유지하는 포스팅은 일기 형식으로 그 때 그 때 생각나는 것을 쓰는 식이야 근데 보통 그것을 글로 표현하지 이미지가 따로 없어
귀찮아서 그냥 눈앞에 있는 아무 칙칙한 풍경 찍어서 올리면서 글만 엄청 길게 쓰고 마는데...
폰을 잡고 작은 글씨를 오래 붙잡고 있으니 눈알이 빠질 것 같아
눈건강에 갑자기 적신호가 와
그리고 모두들 멋진 사진을 올리는데 나혼자 그냥 먹다가 버릴 것처럼 던져둔 빵, 필터없이 흐릿하고 또 흔들린 창 밖 풍경 이런 것만 찍어서 발행하는 내 계정이 참 별로 같아 말만 많고 사진이 부실한 매력 없는 계정이야
그렇다고 예쁜 사진을 찍기엔 에너지가 달려 여행이라도 다니면 새로운 풍경이 늘 갱신되지만 그냥 일상 생활하는데 대체 뭘 찍어야 할지 모르겠어
보통 먹기 전에 음식 사진을 찍던데 그게 안 돼 음식이 눈앞에 차려지면 sns가 생각이 안 나
다 먹고 빈그릇을 보며 어쩌다 생각하면 아 또 까먹엇다... 에라이 그냥
생각해보니 먹기 전 음식 사진 단 한번도 찍어본 적이 없는 듯 어뜨케 이럴 수가 있지?
(๑•͈ᴗ•͈) 당신의 실천력은 0 점입니다
도대체 접속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안궁금한 남의 일상 보기? 댓글 달기도 싫고 하트 누르기도 오글거려 으어우어으...
남들보면 그 피드 보면서 몇 시간씩 보내던데 재밌는 거 나오면 웃으면서 즐거워하고
그 자체가 조금 부러웠던 거 알아? 난 아무리 해도 재미를 못 찾겠더라고
유일하게 좀 재밌었던 게 공예하는 과정을 빠르게 편집해서 보여주는 것?
안그래도 눈수술해서 조심해야 하는데 오랜시간 긴 글을 쓰기 불편하니 sns보다는 글자를 크게 볼 수 있는 블로그 pc 버전에다 주로 끄적이게 되고
남의 것을 보는 것보단 자기 자신한테 관심이 넘쳐서 내 이야기 하기를 더 좋아하는 나로서는 sns가 이렇게 자기 표현의 용도에서 탈락하는 순간 메리트가 툭 떨어져
그렇다면 소통 창구가 될 수 있는가? 연락은 카톡 등 앱이 따로 있잖아. 인스타로 소통을 한다면 그 안에 남의 피드를 보고 내 피드를 보여주는 활동까지 포함돼 있는가?
그 활동 너무 지루한데요...
상호작용 자체가 정신이 혼미한 수학 문제를 볼 때와 비슷한 기분을 느끼게 해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범주가 아니야...
또, 누군가의 계정을 열심히 구경해도 그것이 그들의 공간이라는 느낌이 안들기도 해
홍보 잡지를 보는 기분? 유튜브로 치면 썸네일만 쭉 보다 끝나는 기분이라 내가 뭘 봤는지 꼬집을 수가 없어. 사진과 짧은 움짤로 보여줄 수 있는 정보량엔 한계가 있는 것이겠지
그렇게 sns는 아무런 용도도 못되고, 아무런 재미도, 그렇다고 의미있는 활동도 아니게 되면서 자연스레 방치됨
그렇게 방치하고 있다. 여전히.
(๑•͈ᴗ•͈)여기 포스팅 아래에 줄줄이 늘어진 share버튼은 컴맹인 내가 어떻게 없애는지 모르기 때문이야,
그러니 이 글의 진실성을 의심하지 말지어다